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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살이 _ PBC(Primary Biliary Cholangitis :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에 걸린 후기, 캐나다 병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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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의료서비스는 엉망이라고들 말한다.
왜냐..
의사 한번 만날려면 예약 잡기도 어렵고,
응급실에 가도 몇시간..
혹은 십여시간을 기다리기도 하니까... ㅎㅎ;;
그러니.. 감기만 걸려도 병원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던 한국 분들은 많이 갑갑해 하신다.
근데 난 뭐.. 앵간하믄 걍 그려러니.. 넘기는 편이라..
큰 일 아니면 병원에 잘 안가는데..


약 3년 전..
갑자기 여기 저기 아프기 시작했다.


1, 만성 피로
아무리 잠을 자도 피곤하고 짜증만 나고.. 우울감도 심했다.

2, 만성 비염
계절바뀔때 오던 비염이 거의 6개월 넘게 날 괴롭혀서 맨날 약을 먹다보니 맨날 비몽사몽..
비염약으로 안듣는것 같아, 감기약도 맘대로 섞어 먹었다.

3, 빈맥
어느 날 부턴가 불규칙적으로 몇주에 한번 몇달에 한번씩 극심한 심장 통증과 함께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 나올것 처럼 뛰었다.
언능 앱을 깔아서 맥박을 재어보니 가만히 누워있는 내 심박수가 160-180..
얼굴이 하얘지고 손발이 뻗뻗해지면서 움직일수가 없어 빈맥이 가라앉을때까지 누워있거나 했다.
가장 마지막에 왔던 빈맥은 1시간 반 가량 계속 되서
캐나다 811(간호사가 전화로 의료상담을 해주는 서비스)에 전화해서 상담을 받았었는데..
심장이 아픈데 왜 집에 있냐며..
언능 병원에 가라 했지만..
남편이 직장에 있어서 아이 셋을 당장 맡길곳이 없고, 가만히 있으면 빈맥이 멈출것 같아 걍 안갔다..;;

4, 대상포진
피부 특정 부위에 뭔가 닿기만 해도 아프기 시작하더니,
겨드랑이에서 등까지 연결되는 부위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뭔가 좁쌀같은게 오돌토돌 올라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대상포진 증상이라 클리닉을 예약 했지만, 2주 뒤 예약이 잡혀서 이미 그때 갔을땐 치료하기에 많이 늦은 상황.
대상포진은 발견했을때 하루 이틀만에 항바이러스제를 먹어야 하는데, 난 그때 담날 바로 의사를 볼수 있는 Private clinic은 생각도 못하고, Public clinic으로 예약하는 바람에 항바이러스제를 너무 늦게 처방받았다.
그래도 약효는 있었는지.. 대상포진은 가라 앉았는데..


이때 이런저런 복합 증상을 상담해주던 의사가 권한 피검사에서 이상이 발견..
간수치가 너어~무 높다고 하더라.
그래서 피검사를 두차례인가 더 하고는..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스페셜리스트(간 전문의)를 붙혀준데.


그래서 만나게 된, 내 담당, 간 전문의.
또 피검사를 하고,
역시 이상해서 이번엔 조직 검사를 하라며,
어느 큰 병원에 예약할수 있도록 처방전을 써줘서, 전화로 예약했다.



내 몸이 안좋은걸 발견하고 조직검사까지 오는데, 1년 가까이 걸렸다. ;;
그래.. 많이 느리다.. ;;
하지만 중간에 만난 의사만 4-5명 이었고,
피검사만 대충 한두달에 한번씩 5번..
심전도 검사, 심장 초음파, 간 초음파 등
모든 검사를 다 다른 날짜에, 다른 병원에서 각각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근데 놀라운건 이걸 하는 동안 난 단돈 1달러도 안썼다.
다 무료.
그런데도 캐나다 의료를 욕할수 있을까.
난 감사한다.. ㅎㅎ


암튼.. 그리하여..
너무 무섭고 조금은 아팠던 인생 첫 조직 검사..
간 조직 검사는 배에 작은 빨대만한 구멍을 뚫어 거기로 간 조직을 세군데에서 떼내어 검사를 하는거였다.
엄청 무서웠는데.. 의사들이 너~ 무 친절해서 감사해하며 검사를 받았었다.

그때 무서웠던 이유를 지금 생각해보니..
그 수술대에 누워... 간암이면 어쩌지..
내 아이들 어쩌지..?
내가 아파버리면.. 내가 죽어버리면 울 애들 우짜지...
이 생각 때문에 너어~ 무 무서웠던... ㅠㅠ
건강해야 해~ ㅠㅠ


그리고 몇주? 몇달? 후..
간 담당의.. 난 그냥 간 닥터라 부른다. ㅋ
간닥터가 전화와서.. 생전 처음 들어보는 병명을 말하더라.
안그래도 영어도 엄청 잘하는것도 아닌데.. 의학용어는 정말...

친절한 나의 간닥터가 천천히 자세히 설명해줘서 겨우겨우 몇단어 받아적어 내 병을 조금 알았다.


PBC(Primary Biliary Cholangitis :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자가면역 질환으로, *간 내의 작은 담관(쓸개즙이 흐르는 관)*이 서서히 파괴되어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간에 쌓이는 병이다.
이로 인해 간에 염증과 손상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주요 특징:
자가면역 반응: 면역체계가 자신의 담관을 공격함
만성 진행성 질환: 서서히 진행되며 완치는 어려움
• 여성에게 흔함: 특히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

주요 증상:
피로감
가려움증
눈/입 마름
오른쪽 윗배의 불편감
병이 진행되면 황달, 부종, 간경변 증상 등
 

 

 
 
 
뭐 간단히 설명하면 이런거다.
나쁜세포와 싸워야 할 내 면역세포가..
엉뚱하게 내 담관을 공격해서 몸에 담즙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게 된 병..

멍청한 자가면역세포같으니...


비염도 그러하다..
비염이라는것도 원래.. 이 정도로 반응할 일이 아닌데.. 내 자가면역세포가 극예민해져 아무것도 아닌 외부 환경에 극대노 하여 과민반응해서 내 몸을 보호하려다보니 발생하는게 콧물, 가려움인거다..



어쩌다 내 몸은 이리도 망가졌을까..
내가 내 몸을 많이 안돌보긴 했다.
운동도 안하고, 어디 아파도 애 셋 돌보느라 약먹고 버티고..
대상포진과 비염이 함께 왔을때 약을 과다 복용해서 내 간이 망가진게 아닐까..
혹은..
대상포진을 오래 방치해서 그 염증이 간으로 가서 이렇게 된건 아닐까..
아님 걍 스트레스??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보지만..
이미 늦었다.

PBC(원발성 답즙성 담관염)는 이미 걸렸고..
평생 안고가야하는 질환..


40대-60대 여성에게 잘 걸리며..
그 여성들은 대부분 마르거나 보통 체격에 되게 깐깐한 사람이 많다는 썰이~
내가 딱 40대 보통 체격에 쓸데없이 예민하고 깐깐한 사람이다.



40대에 평생 관리해야하는 병이 생겨버렸고..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이 생겨버렸다...


그 약은 바로 우르소..Ursodeoxycholic Acid (UDCA)
우리가 아는 곰의 힘! 우루사~
그것이 우르소다.
한국에선 PBC에 우루사를 처방받는 다던데,
여기서는 우르소~
약값는 보험 적용되서 한달에 십몇불? 정도 밖에 안낸다.

그 약을 아침 저녁으로 매일 먹으면 담즙 흐름을 개선해서 간 손상을 막아준덴다.
절대 병을 낫게 해주는 약이 아니라.
악화를 막아주거나, 늦춰주는 정도.. ㅠㅠ

이 약을 복용 후, 3개월에 한번씩 피검사를 계속 하는데,
다행히 얼마전 간수치가 이제 겨우 조금 낮아졌다고..
그러나 여전히 높데..
그래서 얼마나 높았으며.. 지금은 얼마에요? 하고 이제서야 물어보니..
첨엔 190이었고, 지금은 140정도 라덩가.. ㅎ
정확히 무슨 수치인지는.. 들었는데 까먹었다.
담에 한번 더 물어봐야지.. ;;
암튼 인터넷 휘리릭 찾아보니.. 190이 엄청난 숫자였긴하네.. ㄷㄷㄷ;;;



여기까지가 내 현재 상황..

여러증상들 때문에 검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병이 처음엔 무서웠지만..
간암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떨던 때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인지도..
내가 잘만 관리하면 내 두 아들 녀석과 막내딸을 더 오래오래 볼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서 지금은 술도 거의 안마시고, 일주일에 맥주 3-4캔? ㅋ
의사가 금주하라는 명령은 차마 못내리고.. 주 1-3캔만 마시라 했는데.. ㅋㅋ
그게 아직 어렵네.. 크흡..

암튼 다른 술은 다 끊고 맥주만 어쩌다 한캔씩 마시고,
먹는 음식도 좀더 신경 쓰는 중이다.
사실 그전엔 먹는게 귀찮아 아침 공복에 믹스 커피 한잔으로 시작해,  점심때 애들 밥 주고 남은거 쬐끔 먹고, 저녁엔 맥주를 2캔씩 마셨었다.. 헙헙..
이러니 아프지...;;;

지금은..
아이들에게만 주던 오트밀(+과일+견과류)을 나도 같이 먹기 시작했는데,
아침에 오트밀을 한 그릇 먹고 나면 배가 너무 불러서 점심때까지 괜찮더라고..
그래서 점심을 좀 늦게 먹고, 저녁은 조금만 먹거나, 가끔 굶기도 한다.
그러면 어느날은 3-4시쯤부터 공복이 시작되서 다음날 아침, 아이들 등교 후까지 공복을 하니, 대충 16시간 이상 공복유지가 되더라.

이렇게라도 조금씩 노력해서 회춘은 못해도 내 간의 악화는 좀 막아볼라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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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건강한 줄 알았다.
내가 이리 쉽게 이렇게 일찍 병에 걸릴줄 누가 알았겠어.
울 엄마가 내 몸 챙기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할때..
내가 알아서 한다고 큰소리쳤었던 과거의 내 뒤통수를 후려치고 싶을 정도다..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엠뵹..
그냥 말하기도 힘든 이 병에 걸리고 나서야 내 몸을 챙기기 시작한 나는..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해야하나..
이제라도 챙기기 시작했으니 전화위복이라 해야하나..

암튼.. 그렇다. 지금 내가.


잘하자.
나 자신.













여담..

대상포진 발병 1년이 지나고 대상포진 백신도 맞았다.
원래 대상포진 백신은 60세 이상에게만 준다는데,
대상포진에 걸렸던 사람에겐 60세 이하라도 놔준다더라.  
1차 맞고 몇개월 있다가, 2차 맞는거였는데,
이거 두개 다 맞으면 평생 안맞아도 된다더라.
비용은 보험 커버 80%정도 되서 50불정도..

백신 맞은 후로, 몸이 안좋은 날 대상포진 걸렸을때 그 느낌이 사알짝 오기는 하는데, 확실히 쪼끔오다가 말더라.
그때 백신 놔주는 간호사가 그러더라고..
이거 맞는다고 대상포진이 아예 안오는건 아니고 오더라도 살짝 올꺼라고..
딱 그랬다.
굿! 👍



암튼... 캐나다에서 아프면 참 나라에 감사해진다...
모든 병원비가 무료에.. (애들 낳을땐 입원 수술 다 했는데 무료였다.)
약값도 보험 적용 받으면 싼편이고..

메르씨복구다!
오~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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